시사

깜깜한 음성군 일부 읍-면, 멈춰선 주민자치회...“해법은 없을까”

agpe 2025. 8. 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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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음성군 일부 읍-면, 멈춰선 주민자치회...“해법은 없을까”


저녁 9시가 되면 충북 음성군 감곡면 거리는 적막에 잠긴다. 간헐적으로 켜진 가로등이 길을 비출 뿐, 불 밝힌 상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근 생극면은 더 쓸쓸하다. “예전엔 밤에도 사람들이 오갔는데, 요즘은 8시만 넘으면 몇몇 술집 빼고 다 문을 닫아요.” 60대 주민 김모 씨의 말은 이 지역 현실을 대변한다.

음성군은 ‘2030 음성시 건설’을 내걸고 대규모 산업단지와 아파트 단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은 맹동-대소면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생극-원남-소이-삼성면 등 읍-면 지역은 저녁만 되면 불 꺼진 마을로 변한다. 주민들은 “발전이라는 말이 공허하다”고 토로한다.

문제는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주민자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자치회는 원래 주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정책을 논의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기구다. 그러나 현재는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취미-춤-풍물-노래교실 등 여가 프로그램 운영에 치우쳐 있다. 사실상 문화원이나 평생학습관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도 도마에 오른다. 한 상인은 “연간 수천만 원의 예산이 쓰인다는데 어디에 쓰이는지 알 길이 없다. 보여주기식 행사만 기억에 남는다”고 지적했다. 전시회나 공연이 열려도 그들만의 잔치이자 대부분 일시적일 뿐, 주민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예산을 차라리 생활복지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치화 우려도 있다. 일부 주민자치회가 소규모 단체 회원들의 중복 가입으로 운영되면서, 정책 논의보다는 개인적 명예나 인맥 관리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은 “지역민의 행복보다는 명예직에 머무는 자리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인사만 하고 사라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특권의식이 아닌 공부하며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지역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민은 “정치권이 변하려면 주민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그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와 주민들은 주민자치회의 근본적 전환을 주문한다.

 

▲사업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주민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예산 집행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무작위 추첨제-공개모집-순환제를 도입해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확보해야 한다 ▲교통-돌봄-의료 서비스 같은 생활 복지 중심 재편이 시급하다 ▲읍-면 상권 회복, 전통시장 활성화, 생활 SOC 확충 등 지역 균형 발전의 가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음성군 인구는 외국인을 제외하면 10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외국인 주민 비중은 20%를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과의 협업과 상생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군이 설립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외국인지원센터의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으로, 기존 사설 외국인단체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음성군이 전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오늘과 미래가 밝아 보인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치적 홍보 일색이다. 음성군에는 이미 크고 작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수억 원을 들여 지은 공공시설이 방치되는 문제, 학생 수 급감으로 위기에 놓인 학교, 불 꺼진 치안센터, 갈 곳 없는 아이들과 힘겨운 노인들의 삶, 기후위기로 인한 농가 피해와 쌀농사 불황까지. 원남면의 한 주민은 “주민이 주인 되는 마을을 만들자던 취지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자치회는 일반 사회단체와 다르다.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주민자치회가 온전히 제 역할을 찾지 못한다면, 일부 대소-맹동면 지역을 제외한 읍-면 지역의 저녁 거리는 앞으로도 가로등 불빛만 남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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