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공천권 누구의 것인가 공천헌금 의혹 속 기득권 시스템과 99만원 실험

agpe 2026. 1. 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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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 누구의 것인가...공천헌금 의혹 속, 기득권 시스템과 99만원 실험


정치는 원래 가능성의 언어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너무 오랫동안 불가능의 관성에 갇혀 있었다.

공천이라는 이름의 권력은 정치의 시작이 아니라 종착지가 되었고, 그 권력을 쥔 자들은 변화를 말하면서도 늘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

최근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환원될 수 없다. 그것은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이며,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무기로 군림하고 지방의원이 충성 경쟁과 이권 관리로 생존을 도모하는 한국 정치의 오래된 병폐가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다.

서울이 이 정도라면, 지방은 말할 것도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더 노골적인 거래가 정치의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제도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지방정치는 주민을 향하지 않는다. 그 시선은 늘 위를 본다.

공천권자의 눈빛 하나에 지역 정치인의 생사가 갈린다. 정책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충성과 관계가 정치의 언어를 대신한다. 민주주의가 아니라, 봉건의 변주다.

이 구조의 중심에는 정당 공천제가 있다. 정책 경쟁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줄 세우기와 금권 정치의 통로로 변질됐다.

국회의원은 ‘작은 왕’이 되고, 지방의원은 그 권력에 기생하는 하청업자가 된다. 부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이 아니라, 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할 만한 실험이 등장했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제시한 이른바 ‘99만 원 정치 실험’이다. 공천 비용과 선거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술과 공개 검증을 통해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시도는 완결된 해답은 아닐지라도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정치는 정말 이렇게 비싸야 하는가. 공천을 받기 위해 수천만 원, 수억 원이 오가는 구조가 과연 민주주의의 필연인가.

개혁신당의 실험은 정치를 ‘돈의 게임’에서 ‘참여의 과정’으로 되돌리려는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적어도 기존 정치가 외면해온 질문을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실험은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

물론 정치 실험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정치야말로 가장 확실한 실패다.

한국 정치는 너무 오랫동안 실패한 방식에만 익숙해져 왔다. 비용은 높아졌고, 책임은 사라졌으며, 청년과 시민은 정치에서 멀어졌다.

역사는 반복된다. 조선이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지방 관리의 부패와 권력의 사유화였다. 지금의 지방정치는 그 실패를 닮아 있다.

국가는 국민의 노동과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정치는 그 성과 위에서 서로의 몫을 나누는 데 익숙해졌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정치가 바뀌길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정치의 구조를 바꿀 것인가.

지방선거 정당 공천제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지방의회와 지방권력 구조의 축소와 재편, 그리고 돈이 아닌 신뢰가 정치의 자산이 되는 시스템. 이 모든 논의는 더 이상 급진이 아니라 상식이다.

현 시대의 국민은 과정을 보고, 결과를 기억한다. 정치만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꼼수와 부패로 연명해온 기득권 정치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변화는 다른 경로를 찾아 나설 것이다.

‘99만 원 정치 실험’은 하나의 신호다. 정치가 달라질 수 있는가를 묻는 작은 파문이다. 그 파문이 사라질지, 아니면 새로운 정치 지형의 시작이 될지는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치는 누구의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 앞에서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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