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논란, 우리는 아이를 교육하고 있는가 심판하고 있는가
잘못은 가르쳐야 하지만, 아이를 공개적으로 심판하는 것이 교육일 수는 없다

한 학생의 실수는 교육이 될 수도 있고, 사회의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며 오래도록 마음이 무거웠다.
학생들의 언행이 논란을 불러왔고, 그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그에 대한 성찰과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 역시 교육의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아니면 심판하고 있는가.
교육은 잘못이 없는 사람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잘못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학생은 아직 성장하는 존재다. 그래서 학교가 있고, 교사가 있으며, 부모가 있고, 사회가 있다. 아이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 부족함을 채워 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부턴가 학생들에게도 완성된 어른과 같은 판단과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실수가 알려지는 순간 수많은 평가와 비난이 쏟아지고, 반성의 시간보다 먼저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책임은 필요하다.
잘못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라야 하고, 그 책임을 통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과 응징은 같은 말이 아니다.
교육은 책임을 가르치는 일이지만, 응징은 사람을 위축시키기 쉽다.
학생들이 이번 일을 통해 역사의 무게를 배우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교육의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학생들에게 두려움만 남긴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친 것일까.
교육은 두려움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해와 성찰을 통해 완성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임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른들 역시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아야 한다.
분노를 앞세우기보다 설명할 책임. 비난하기보다 성장할 기회를 마련할 책임.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끌 책임.
그것이 어른에게 주어진 교육의 책임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주 말한다.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라.'
그 말은 어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아이를 향한 사회의 시선 역시 교육적이어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되,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것. 책임을 묻되, 다시 일어설 기회를 남겨 두는 것.
그것이 교육이고, 공동체가 다음 세대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성숙한 모습이다.
이번 논란이 우리에게 남겨야 할 질문은 학생들의 잘잘못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
교육은 사람을 넘어뜨리는 일이 아니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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